최근 다니던 회사에서 퇴사했습니다.
그간 회사를 다니면서 회사 문화와 관련하여 느낀 점, 그리고 개선했으면 하는 점들에 대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는 창업주가 설립한, 그러나 상장까지 되지는 못한 주식회사였습니다. 따라서 회사의 대표가 1대 주주로서 경영의 모든 면을 결정하는, 오너(즉 대표)가 소유한 회사였습니다.
제가 회사에 입사해서 일단 놀란 것은 이직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직원 수가 약 수십 명 정도인 작은 회사인데, 제가 입사를 하던 달에 저 포함 3명이 입사를 하였고, 무려 5명이 퇴사를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직원들이 수시로 입사와 퇴사를 하면서 구성 인원이 항상 바뀌는 그런 회사였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놀란 점은, 회사 인원이 작은 데도 불구하고, 사내 의사소통, 특히 대표와 직원간의 의사소통이 잘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3년 가까이 이 회사에 다니면서 원인을 보니, 원인의 가장 큰 부분이 대표의 성향,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된 사내 문화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단 대표의 생각은 기본적으로, 이 회사는 자신이 세운 회사이므로, 직원은 자신의 지시를 수행하는 역할을 할 뿐, 판단이나 결정은 무조건 자신이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직원은 그저 데이터나 수집하여 보고만 하면 되고, 생각과 판단은 자신만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팔다리 역할만 하면 되고, 두뇌 역할은 자신만 하면 된다’입니다. 또한 회의 중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의견을 말하면, ‘내 의견에 토 달지 마라’는 태도를 보여 줍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위의 생각이 올바르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내가 세운 회사니 내 마음대로 한다는 것은, 창업자들이라면 자연스럽게 할만한 생각이라고 하겠습니다. 또한 많은 회사들의 창업주, 혹은 오너 경영자 들이 위와 같은 생각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것을 짐작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중요한 경영상의 결정 등 최종 판단은 대표가 하겠지만, 그 전에 가능한 많은 의견을 수렴하고, 사내외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논의를 한 후 결정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표의 생각과 다른 의견도 부담없이 개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대표가 독단적이라면, 회의에서 자신과 다른 의견에 대해서 적대적이며, 의견을 말한 직원은 소위 말해서 “찍혀서” 퇴사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러니 이런 회사의 회의는 항상 대표의 의견에 대해서 항상 “네”라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회의의 내용은 논의(discussion)가 전혀 없으며, 단지 대표의 지시와 직원의 보고만 있을 뿐입니다. 논의가 없으니,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항상 대표의 머리에서 나오고, 대표보다 해당분야의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는 직원입장에서는 속으로 말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만, 겉으로는 수긍하면서 따르는 척합니다. 그런데 이런 해결책이라는 게 현실과 따로 노니, 문제가 해결될 리가 없습니다.
게다가 더 나쁜 것은 회의에서의 대표의 태도였습니다. 보고를 받는 도중 대표가 하는 질문의 문장은 주어와 목적어를 갖추지 못한 반쪽짜리 문장이었습니다. 갑자기 형용사와 동사만 튀어나오니, 무엇을 물어보는지 알 수가 없는 경우가 매우 많았습니다. 그래서 무엇에 대한 질문인지 대표에게 물어보면, 잔뜩 짜증스런 표정을 지으면서 성의 있게 답을 하지 않습니다. 마치 “내 머리 속의 생각을 니가 읽어내서 알아서 답변해라”라는 태도였습니다. 문답을 통해서 해결책을 찾는 것은 고사하고, 기본 적인 의사소통도 힘드니, 회의 시간이 스트레스 만빵인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 이제, 제가 앞서서 왜 이 조그만 회사에서 의사 소통이 안된다고 말씀드렸는지 이해하시 겠죠?
제가 생각하기로 회사의 대표가 직원들을 머슴으로 여기는 것은 우리나라의 오랜 전통인 것 같습니다. 그 옛날, IMF 시절 어느 재벌 회장의 명언, “자금은 주인인 내가 알지, 머슴(여기서 머슴은 자신의 아래 즉 재벌 회장 아래의 계열사 사장)이 어떻게 아나” 이래로 지금까지 바뀐 적인 없어 보입니다.
제 개인적인 직장 경험은 위와 같습니다. 그래서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조직의 대표 혹은 리더는 해당분야의 전문지식은 물론이고, 타인과 의사소통하는 능력, 타인과 공감을 할 줄 아는 능력이 꼭 필요하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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