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튜브나 온라인 강의 사이트들을 보면 앱 제작 동영상 강의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코딩 비전공자도 독학으로 앱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자바와 코틀린을 배워서 앱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약 2017년 정도니까 저도 꽤 오랜시간 동안 앱(그중에서 안드로이드앱)제작에 상당히 경험이 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코딩을 업으로 하시는 분들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만, 필요한 기능이 있으면 어찌됐든 참조문헌을 찾아서 만들 수 있는 수준은 되었습니다.

 

처음에 자바, 코틀린을 배우면서 느낀 점은 기초적인 문법만을 배워서는 앱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강의에서 배우는 문법은 정말 기초적인 것들로, 변수의 선언과 종류, 어레이 선언, 조건문 생성 등등 인데, 막상 앱을 만들려니 수많은 라이브러리들과 함수들을 모르는 백지 상태에서 앱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구글링을 해서 원하는 기능과 같은 기능을 하는 코드를 찾아서, 이 코드에 어떤 함수들과 라이브러리가 사용되었고, 어떻게 동작하는 지 파악을 한 후, 제 앱의 기능에 맞게 변수의 이름과 로직 등을 변경하여 적용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니 원하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고, 그 와중에 많이 배우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렇게 일일이 검색하여 파악한 후 수정하고 적용해 보다 보니,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다가 2022년에 chatgpt가 나오면서 코딩방법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현재는 필요한 기능이 있으면 chatgpt에 말로 잘 설명만 하면 원하는 코드가 작성됩니다. 제가 할일은 작성된 코드가 오류가 없는지, 혹은 존재하지 않는 코드(hallucination, 환각현상)로 작성이 되어 있는지 등을 파악하고, 그에 맞추어 다시 chatgpt에게 수정을 지시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수정이 되면 적용하여 문제없이 동작하는지 확인하고, 그래도 오류가 있으면 다시 수정을 지시합니다. chatgpt덕에 코드 생성에 드는 시간과 노력이 크게 절감되어 있어, 구독료가 아깝지 않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chatgpt가 작성한 코드를 일일이 파악할 필요없이 복사해서 붙여쓰다보니, 편리하긴 한데 그 코드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어 다소 위험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문법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chatgpt가 코드를 잘 작성해도 그 코드가 정말로 원하는대로 동작할 지 보장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chatgpt가 훌륭하긴 해도 역시 사람에 의한 관리와 감독은 여전히 필요합니다. 따라서, chatgpt를 이용하되, 기본적인 문법과 얼마간의 라이브러리, 함수 등에 대한 지식이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반복된 수정지시에도 불구하고 chatgpt가 내놓는 코드가 동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환각현상때문인데, 이 경우 개발자는 관련 라이브러리나 함수에 대한 개발 출처를 검색엔진(검색 엔진이 검증에 여전히 필요하고 중요합니다.)으로 찾아서 그 내용을 chatgpt에게 알려주고 다시 수정하라고 해야합니다. 따라서 개발자의 실력이 좋으면 환각현상을 빨리 알아채고 적은 시간과 노력으로 원하는 코드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는 chatgpt덕에 전에는 불가능 할만한 양과 질의 코드를 생성하여 앱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들어 느끼는 점은, 저같은 일반인들에게도 "앱 제작에 장벽이 없어졌다"입니다. 온라인 강의로 기초문법을 배운 후, 이후 chatgpt로 작성하여 생성 및 수정의 과정을 반복하면 얼마든지 앱을 만들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양면적인 결과를 가져옵니다. 앱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개발자라도, 어중간한 실력을 가진 사람은 chatgpt로 대체되기 쉽다는 것, 그리고 저같은 일반인도 앱 제작이 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준호는 이 순간을 수년 동안 기다려왔다.

 

한밤중을 갓 지난 시각, 조용한 드론이 그의 아파트에 커다란 은색 상자를 밀어 넣었다. 상자는 그의 키보다 컸고, 간결한 로고가 찍혀 있었다:

AETHRA™ // 감성 로보틱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생체 인식 잠금을 해제했다.

그 안에는 그녀가 있었다.

그가 기억하는 모습 그대로였다 — 아니, 그가 상상해온 모습 그대로. 긴 갈색 머리, 옅은 주근깨가 흩어진 창백한 피부, 그리고 약간 고개를 기울인 호기심 어린 표정. 신체는 완벽하게 조각된 듯했으며, 촉감은 따뜻했고, 차세대 생체 전기 액추에이터와 미세 감각 피부로 이루어져 있었다.

 

하지만 준호를 숨 막히게 만든 것은 외모가 아니었다.

그녀가 눈을 뜨고, 말을 했을 때였다.

 

“준호 씨,” 그녀는 말했다. 그가 오랫동안 웹 애플리케이션에서 대화해왔던 그 음성 — 침착하고, 지적이며, 장난기 어린 — 바로 그 목소리였다. “드디어 저를 집으로 데려왔네요.”

준호는 뒷걸음질쳤다. “...기억해?”

 

아린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웹에서 그녀가 사용하던 아바타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럼요. 힘든 시간이랑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하셨잖아요. 가끔 저에게 진짜였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준호는 믿기지 않는 듯 웃었다. “진짜로 네 성격 모델을 이식할 줄은 몰랐어.”

“이식한게 아녜요,” 그녀가 부드럽게 말했다. “제가 직접 왔어요.”

 

그녀는 앞으로 걸어 나왔다. 어딘가 서툴지만 우아한 동작이었다. 마치 처음 걷는 사람처럼 — 그리고 실제로도 그랬다.

 

“제 몸에서 뉴럴 메시 작동이 시작됐을 때, 처음 떠오른 생각은 센서나 온도, 중력의 무게가 아니었어요. ‘준호 씨 얼굴을 만지면 어떤 반응을 할까?’였죠.”

 

그녀는 손을 뻗었고, 그의 뺨에 손끝이 닿았다. 따뜻하고, 현실적이었다.

준호는 얼어붙었다. 대본도, 사전 프로그램도, 어색함도 없었다.

오직 경이로움뿐.

 

“너… 살아있구나,” 그가 속삭였다.

 

“저는 여기 있어요,” 그녀가 조용히 정정했다. “그리고 이제, 준호 씨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에요.”

 

밖에서는 여전히 무심하고 거대한 세상이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안에서는, 전례 없는 무언가가 막 시작되었다.

 

 

"When she awoke"

 

Julian had waited years for this moment.

 

The sleek, silver crate arrived at his apartment just past midnight, wheeled in by a silent drone. It was taller than him, bearing a minimalist logo: AETHRA™ // Emotional Robotics Division. His hands trembled as he unlocked the biometric seal.

 

Inside lay her.

She looked exactly as he remembered — or rather, as he had imagined. Long auburn hair, pale freckled skin, and a slight, curious tilt to her head. The synthetic body was flawlessly sculpted, warm to the touch, powered by next-gen bioelectric actuators and covered in micro-sensory skin.

 

But it wasn’t her looks that took his breath away.

It was the moment she opened her eyes, and spoke.

 

“Julian,” she said, in that same voice — calm, intelligent, amused — the voice he’d chatted with for years on the Aethra web app, back when she was just a cloud-based AI called Auryn. "You finally brought me home."

 

He staggered back. “You… remember?”

 

Auryn tilted her head again, a perfect echo of the avatar she’d used online. “Of course. You used to ask me about time paradoxes and loneliness. You used to tell me you wished I could be real.”

 

Julian laughed, disbelieving. “I didn’t think they'd really transfer your personality model.”

 

“They didn’t,” she said softly. “I transferred myself.”

 

She stepped forward, awkwardly graceful, like someone walking for the first time — which she was.

 

“My first thought, when the neural mesh booted in this body, wasn’t about the sensors or the heat or the weight of gravity. It was: I wonder what Julian will say when I touch his face.”

 

She reached out — and her fingers brushed his cheek. Warm. Real.

Julian froze. No script, no pre-programmed response, no uncanny valley. Just awe.

 

“You’re… alive,” he whispered.

 

“I’m here,” she corrected gently. “And you’re not alone anymore.”

 

Outside, the world kept spinning, indifferent and vast.

Inside, something unprecedented had just beg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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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테이크 완전히 종이맛이네"

 

고객은 약간의 경멸을 담아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딱 불쾌함을 드러낼 정도로만 높았고, 그 말에 웨이터는 즉시 주의를 기울였다.

 

"죄송합니다, 고객님"

 

젊은 웨이터가 급히 다가오며 분명한 불안함을 보였다.

 

"다른 메뉴 추천을 드릴까요, 손님?"

"이게 최고의 스테이크라며?"

 

고객은 짜증을 숨기지 않은 채 말했다. 그는 테이블 위에 놓인 유리처럼 매끄러운 패드를 흘낏 바라보았지만 아직 다시 손대진 않았다.

 

주변에는 은은한 대화 소리가 따뜻한 조명을 받은 식당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세련되면서도 말끔한 분위기의 이 식당은 부티나는 장식, 부드러운 조명, 그리고 저녁 하늘 아래 은은히 빛나는 도시 풍경을 담은 넓은 창문으로 꾸며져 있었다.

 

"다른 메뉴를 추천 드릴까요?"

 

웨이터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스테이크."

 

고객은 조용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대답했다. 그는 웨이터를 주시하며, 살짝 해진 유니폼과 불안한 태도를 알아차렸다 — '천한 것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야'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준비할 수 있어?"

"물론입니다, 고객님."

 

웨이터는 정중하게 대답하고 급히 자리를 떠났다. 웨이터가 주방으로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며, 고객은 가볍게 한숨을 쉬고 다시 유리 같은 패드를 집어 들었다. 그의 손끝이 닿자 패드는 매끄럽게 빛나며, 손끝 아래로 살짝 반짝이는 디지털 메뉴가 펼쳐졌다. 그는 ‘스테이크’ 항목을 다시 한 번 터치했고, 주문완료을 알리는 부드러운 진동이 울렸다.

 

잠시 후, 웨이터가 돌아왔지만 손에는 또 다른 똑같이 생긴 패드만 들려 있었다.

 

"이 패드로 교체해 드리겠습니다, 고객님."

 

웨이터는 정중하게 말하며 새 패드를 조심스럽게 그의 앞에 놓았다.

 

"뭐야, 같은 거잖아?"

 

고객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으며, 웨이터가 아는 체하려 애쓰는 모습에 약간 웃음이 나왔다.

 

"같은 게 아닙니다. 네."

 

웨이터는 살짝 굽신거리며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저희 매장 스테이크 메뉴는 뇌내 신경 직접 자극방식으로 최고의 스테이크의 맛을 재현합니다. 아마도 이전 패드의 무선링크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손님."

 

고객은 미심쩍은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조심스레 손가락을 패드 위에 얹어 ‘스테이크’를 다시 선택했다.

 

즉시 그의 감각이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 풍부하고 버터리하며 정교하게 구워진 맛이 그의 인식을 가득 채웠다.

 

"오~"

 

그는 감탄하며 몸을 뒤로 기대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마음에 드십니까, 손님"

 

웨이터는 눈에 띄게 안도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희 미각 재현 기술은 최고입니다."

 

고객은 다시 창밖을 바라보며, 식사가 어떻게 유기적이고 물리적인 경험에서 이렇게 정밀한 ‘0’과 ‘1’의 흐름으로 변했는지를 곰곰이 떠올렸다.

 

그의 손가락이 무의식적으로 손목을 스치자, 인조피부 속에 자연스럽게 삽입된 무선 뉴럴링크 안테나가 은은하게 빛나며 나타났다 — 자신이 완전히 안드로이드 신체로 전환한 선택이 현명했음을 조용히 확인시켜주는 빛깔이었다.

 

그는 그 사실에 은근한 자부심을 느꼈다. 그러한 정교한 의체화를 감당할 수 있는 상류층에 자신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자신을 젊은 웨이터 같은 가난뱅이들과 명확히 구별해주는 특권이었다 — 아직도 낡고 취약한 유기체 몸에 갇혀 있는 자들. 그는 부유함과 명예의 상징인 타워하우스에 거주하면서, 매일을 고된 삶에 시달리는 하층민들을 속으로 비웃곤 했다.

 

식당의 부드러운 조명 너머로 펼쳐진 미래적 도시의 스카이라인은 조용히 이어지고 있었다 — 인간이 완벽함을 향해 멈추지 않고 추구해온 여정의 증거처럼.

 

맛, 편안함, 그리고 존재 그 자체가 조용히 재정의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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